꿈이 뙤약볕에 머문다.
치악산 초입 길에 보이는 유소례 시인의 시제이다. 우리의 꿈을 향한 일보 전진. 이번 가을 워크샵은 크다는 의미의 ‘악’자가 붙은 여러 산 중에서도 험하기로 유명한 치악산 산행으로 택했다.

아침으로 나눠 준 토스트와 우유를 간단히 먹고 잠시 눈을 붙이니, 어느덧 횡성에 도착해 있었다. 구룡매표소에서 출발하여 잠시 완만한 길을 가니 구룡사가 보였다. 가을 단풍이 폭포와의 조화를 이루면 그 절경이 한 폭의 수채화 같다고 하여 적악산이라고도 불린다는 치악산. 그러나, 오랜 가뭄 탓인지 아니면 늦게까지 기승을 부리는 더위 탓인지 단풍이 대부분 말라버려 그 운치를 즐길 수 없음이 아쉬웠다.

구룡사와 세렴폭포를 지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등반길. 1000여개의 계단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는 코스답게 초입부터 급경사 계단이었다. 과연 ‘치악산에 왔다 치를 떨고 간다.’라는 말이 나올 만한 산이다. 계단을 오르고, 바위를 타고, 넘고... 마치 유격 훈련을 하는 기분으로 오르다 보니, 차츰 사다리꼴처럼 생긴 암벽과 암벽 사이에 자라난 나무들이 어우러진 절경이 눈에 들어왔다. 비로봉에 가까이 왔을 때에는 이름도 알 수 없는 여러 종의 야생화들까지 그 운치를 더하였다.

1288m의 비로봉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발 아래 경치를 내려다 보는 기분. 이런 기분 때문에 힘들어도 또 산을 찾게 되는 것이 아닐까? 또 하나의 도전을 성공시키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하산하는 길. 계곡길을 따라 내려오다가, 잠시 시원한 물에 발을 담궈 계곡을 즐겨본다. 횡성까지 왔으니, 또한 횡성 한우를 먹는 것은 당연한 일. 입에서 살살 녹는 구이와 부드러운 갈비로 육수를 내어 만든 갈비탕을 먹고, 우리는 하루를 마무리했다.

험한 산을 마무리한 피곤한 하루이기에 돌아오는 버스 안에선 대부분 잠들었지만, 우리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차근차근 도전하고, 그 도전에 성공하는 기쁨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